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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 도서

블로그 첫번째 글, 사람의 본성에 역행한다는 것

몇 해 전 영어책을 사러 간 서점에서 정말로 우연찮게 낡은 디자인의 주식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은 이미 삼프로TV에 출연하시면서 매우 유명해진 최준철 VIP 자산운용 대표가

대학생 때 쓴 책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과 '가치투자가 쉬워지는 V차트'이었습니다. 

 

주식의 주자도 몰랐던 주린이였지만 '가치투자'와 '차트'는 상당히 반대되는 개념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상식은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의문으로 책을 집어 들었는데 흡인력이 상당했습니다.

결국 그 순간부터 가치투자를 해야겠다는 뜻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가치투자를 시작하게 해준 최준철님이 V차트 책 말미에 쓴 에필로그를 필사하면서 블로그를 열어보겠습니다.

 

"에필로그, 투자자에게 쓰는 편지

 

사람의 본성에 역행한다는 것

 

  우리는 성철 스님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그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와 같은 심오한 말씀을 남겼을 뿐 아니라 많은 행적으로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줬습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성철 스님의 장좌불와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그는 10년 동안 한 번도 눕지 않고 앉아서 자는 고행을 통해 깨달음을 구했습니다.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그의 고행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인도 빈민촌에서 봉사활동을 한 마더 테레사나 아프리카에서 의료 선교를 했던 슈바이쳐 박사가 사후에도 존경을 받는 이유도 평범한 사람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활동들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사람의 본성에 역행하는 일을 실천할 수 있는 용기는 따라 하기 힘든 만큼 사람들로 하여금 존경과 감동을 자아냅니다.

  사람은 원래 자기만을 생각하고,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합니다. 특히 돈을 대할 때 그 본성이 그대로 나타나는데, 마크 트웨인이 "일해서 번 100달러보다 길에서 주운 1달러가 더 기쁜 법이다"라고 얘기했을 정도로 사람은 불로소득을 좋아하고, 고통스러운 노동보다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 까닭에 투자를 할 때도 탐욕, 대박 심리, 조급함 등 사람의 약점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과거 튤립 투기, 사우스 시 버블 사건, IT버블 등은 사람의 본성과 약점이 군중심리와 만나 일어난 대표적인 일들입니다.

  주식투자를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다려야 하는 주식보다는 급하게 오르는 주식을 사고 싶어하고, 스스로 분석하기보다는 누군가 흘려주는 정보에 더 솔깃하고, 하루하루 주가 등락에 신경을 쓰며 얼마나 벌었고 얼마나 잃었는지 계산하면서 일희일비합니다. 또한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가집니다. 주식을 기업의 소유권으로 보기보다는 남의 주머니를 털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다른 투자자의 움직임을 간파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개발합니다. 이런 행태를 탓할 수만은 없습니다. 원래 사람의 본성은 이런 것이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주식시장이다보니 어찌 보면 당연히 나타날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가치투자는 이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분석해서 좋은 기업을 발굴하여 싼값에 사서 기다리고, 하루하루 주가보다는 기업가치의 변화에 더 주목하면서 낮은 목표수익률로 잃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역동적인 투자를 즐기는 사람들이 본다면 가치투자자는 답답하고 재미없고 고집스러운 보수적인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가치투자자에게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단지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저평가 상태에 있는 기업들에게 제 가치를 찾아주고, 탐욕에 휩쓸리지 않고 원칙을 지켜가며 한발한발 앞으로 내딛는 일에 만족을 느낍니다. 이런 자부심은 어려운 길을 가고 있지만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의식에서 비롯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가치투자는 영원한 소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길이 매우 험난하고 사람의 본성에 역행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보면 소수의 편에 섰던 사람들이 끝에 가서는 승리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승리자들에게는 남들이 하기 힘든 일을 끝까지 해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워렌 버핏이 다른 부자들 혹은 투자자들과 달리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가치투자가 가장 돈을 많이 벌어주는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자 가장 올바른 투자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이 주신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고 가치투자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만 그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누군가 얘기하는 것처럼 동물적 감각을 타고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상식을 가지고 좋은 기업을 발굴해 장기 보유하면 그 뿐입니다. 기업발굴 방법을 익히는 것은 지식의 습득에 불과합니다. 스스로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올바른 방법을 통해 돈을 버는 떳떳한 부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지금 당장 가치투자를 시작하십시오. 가까운 미래에 주식시장은 분명 당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그에 상승으로 보답을 할 것입니다.

                                                                                 가치투자가 가장 올바른 투자라고 믿는 최준철 올림"

 

 

가치투자를 하는 모든 분들께 응원을 전하며 블로그 시작.